
하늘길에서 야생화와 나무를 만나다7(게망초꽃, 각시취, 도둑놈의갈고리, 조록싸리)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개망초꽃,
갓 시집온 새색시 각시취 ,
도둑질의 필수품(?) 도둑놈의갈고리,
버릴것이 하나 없는 조록싸리 - 개망초꽃 [국화과]
- 학명 Erigeron annuus(L.) Pers.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개망초꽃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개망초꽃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들꽃이다. 산과 들. 버려진 땅, 공터, 길가나 쓰레기장에서도 볼 수 있는 이 꽃에는 민초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6.25 한국전쟁 때 피난처에서 피난민들의 어설픈 끼니에 나물반찬이 되기도 하고, 계란 프라이를 닮아 어린 아이들의 소꿉놀이 소품이 되기도 했다. 은은한 향기를 품고 있어서 연인들이 꽃반지를 만들어 나눠 끼기도 했다.
원래 이 꽃의 이름은 풀이 우거진다는 뜻의 망초(草)였지만 억울하게도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지금까지 개망초로 불려지고 있다.
구한말 한반도를 침탈한 일본이 우리나라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열차 레일을 깔았는데, 이때 일본에서 가져온 나무에 망초가 붙어 들어와 우리나라 전역에 퍼졌고, 그 시기에 나라가 망해서 이런 억울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나라 잃은 설움을 하소연할 데 없는 민초들이 지천으로 보이는 이 꽃에 애먼 화풀이를 한 셈이다.
- 각시취[국화과]
- 학명 Saussurea pulchella (Fisch.) Fisch.
갓 시집온 새색시 각시취 '각시'는 아내의 다른 말로 갓 시집온 새색시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옛말 '가시에서 갓시→ 갇시→각시'로 바뀐 것이다. 또 '가시버리'라는 말은 신랑신부를 가리킨다. 각시취의 취는 나물을 뜻한다. 각시취의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잎에 털이 있어 '참솔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키는 30~150cm 가량이다. 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머리모양의 분홍색 또는 드물게 흰 꽃이 핀다.
- 도둑놈의갈고리[콩과]
- oo Desmodium podocarpum var. oxyphyllum (DC.) H.Ohashi.
도둑질의 필수품(?) 도둑놈의갈고리 선글라스처럼 생긴 열매 끝에 낚시 바늘 같은 가시가 있어 '도둑놈의갈고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한 붉은색의 꽃이 7-8월에 3-4mm 크기로 달린다. 도둑놈의갈고리속은 전 세계적으로 약 300종, 우리나라에는 6종이 있다. 큰도둑놈의갈고리, 도둑놈의갈고리, 개도둑놈의갈고리, 애기도둑놈의갈고리, 잔디갈고리, 된장풀이라는 이름을 각각 가졌다.
- 조록싸리[콩과]
- 학명 Lespedeza maximowiczii C.K.Schneid.
버릴것이 하나 없는 조록싸리 잎을 손으로 훑으면 조로록 소리가 나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땅비싸리는 봄을 알리고 조록싸리는 여름을 알리는 식물로 '조록싸리 피거든 남의 집도 가지 마라'라는 옛말이 있다. 조록싸리 피는 초여름은 궁한 때이니 남의 집을 찾아가면 폐가 된다는 말이다.
싸리를 베어 만든 싸릿문, 무엇이든지 담아 두고 말려두고 하는 소쿠리와 채반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농사지을 때 꼭 필요한 삼태기로 쓰인다. 본래 곡식을 고를 때 썼지만 오줌싸개 아이들이 소금을 얻으러 다닐 때 쓰던 키, 싸리빗자루 등 쓰임새도 많았다. 가늘면서도 탄력이 있어서 회초릿감으로 으뜸으로 서당에는 으레 싸리나무 회초리가 벽에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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